의료관광객 33% 중국인… ‘큰손’은 1인당 1500만원 UAE
작년 29만명 찾아… 7년새 5배로
2014년 문을 연 제주도의 한 호텔에는 의사, 영양사 등 전문 의료 인력이 상주한다. 투숙객들은 이곳에서 성형수술은 물론이고 건강검진, 임상심리 치료도 받을 수 있다. 이 호텔은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에 지사를 세워 대대적인 성형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한국 의료관광의 최대 고객은 역시 중국인이었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9만9059명으로 전체의 33.4%를 차지했다. 그 뒤를 미국인(4만986명) 러시아인(2만856명) 등의 순으로 이어 나갔다. 중국인 의료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진료 과목은 단연 성형외과였다. 지난해에만 2만6537명이 한국에서 성형외과 진료를 받았다. 박우진 한국관광공사 의료웰니스팀 차장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 의료관광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불법 대리 수술 등이 중국 현지에서 문제가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UAE 의료관광객들은 1인당 지출 금액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들이 지출한 진료비 총액은 전체의 6.6%(443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503만 원으로 전체 외국인 의료관광객 평균(225만 원)보다 6배 가까이 많다. 중국인 의료관광객 수만큼 이들이 방한한다면 무려 1조5000억 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광업계는 매년 20만 명에 이르는 의료관광객이 해외로 나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의 환자까지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게 한다면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UAE 사람들은 주로 내과 진료를 선호했다.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 때문에 심혈관 질환, 암, 고혈압 등 성인병 발병률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UAE의 비만율은 전 세계 평균의 두 배에 이르고, 전 국민의 20%가 당뇨병 환자라는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도 있다. 이들은 자국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고 의료비도 비싸 해외로 의료관광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의료관광, 미래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주목 세계 의료관광 시장은 2019년까지 약 330억 달러(약 38조6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관광객의 체류 기간이 길고 씀씀이도 크다. 한국은 높은 의료 기술 수준과 뛰어난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2015 의료관광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응답자의 절반이 의료진의 우수한 기술 때문에 한국 의료 서비스를 택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 정부 의료관광 정책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치중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지난해 방한한 의료관광객들은 의사소통 문제(25.0%)에 이어 연계 관광 상품 부족(17.3%), 흥미성 부족(16.1%)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박 차장은 “의료관광 선진국인 태국은 숙박·레저·진료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복합 리조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치료형에서 휴양형 의료관광으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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